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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활 이야기

스파시바~ 빼쩨르부르크!!

by KONBA 2020. 12. 29.

 

"우와~ 어떻게 이런 악기로 저런 소리를 낼 수 있지?!"
"미련하게 악보에 있는 그대로 똑같이 연주를 하라고?"


유학생활 5년 동안 학기 중, 방학 관계없이 행복하게 즐겼습니다.
골목골목을 헤매고 걸어다니며 유럽을 만끽하고,
재미난 공연과 전시 등도 찾아서 보러 다니고,
레코드샵에서 맘껏 듣고 싶은 음반을 듣기도 하고 말이죠.


그러다보니 유학생활 4년이 되는 때 딱 한번 한국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유학생활 5년간 처음이자 마지막 한국행이었던거죠.


귀국하기 전 한국에 분위기가 어떤지 살펴보기도 하고,
한국에서 재미난 연주도 기획해서 하고,
또 러시아에서 마스터클래스와 연주도 하는 빡빡한 일정이었습니다.


생전 처음 가 본 러시아는,
살을 칼로 베는듯, 뼈가 욱씬욱씬 할 만큼 추운 나라였고,
악보에 있는 그대로를 추구하는 오리지널리티의 나라였고,
악기와 벽지에서 근검절약 정신을 엿볼수 있는 나라였고,
이방인에게 망설임없이 퍼주는 따뜻한 나라였습니다.


온통 갈라진 곳을 메워놓은 악기들과
공사장 철근을 악기의 엔드핀으로 끼워둔 악기들을 가지고
깜짝놀랄만큼 기가막힌 사운드를 뽑아내는 그들을 보면서
진정한 목수는 연장 탓을 하지 않는다란 말이 어떤 것인지 직접 느꼈고


타협하지 않고 악보에 있는 그대로를 연주하는 모습에서
오리지널의 기품과 수많은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근본 원리를 깨닫고 내 것으로 만드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느꼈습니다.


이렇게 새로운 한해가 시작할 즈음의 쌀쌀한 날씨에는
가끔씩 지독하게 추웠던 그때 그 겨울의 러시아가 생각납니다.


스파시바~ 빼쩨르부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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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서트 바리스타 KONBA

바리스타가 좋은 향 가득한 커피를 내리듯 좋은 공연을 기획하고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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