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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학생활 이야기

내가 악기연주를 제법 하는줄 알았다

by KONBA 2021. 5. 30.

독일 유학을 갈 때만 해도 내가 악기연주를 제법 하는줄 알았다.

 

착각에 빠져 그곳에 가보니 별세상이더라.

내가 너무 좁은 우물안에만 살았었고, 갑자기 너무 넓은 세상으로 나와 버린거다.

그곳에서 마주친 모든 공연장과 연주자가 거대하게 보였고, 나는 피부까지 투명해져 온몸 구석구석 훤히 다 들여다 보이는 것 같아 부끄러웠다.

 

그만큼 자신감은 사라지고 자존감이 바닥을 쳤다.

악기를 잡을 수 없었고, 밤마다 (가슴으로) 울었다.

너무 두려웠고 막막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몇개월간 그렇게 암흑속에서 헤매다보니 더 이상 잃을게 없었다.

 

멋지고 화려한 곡 연습을 멈췄다.

 

악기 잡는 것부터, 소리 내는 것, 음정 듣는것.

기초부터 다시 시작했다.

하루에 눈뜨고 눈감기전까지, 식사와 화장실 외에는 악기만 잡고 있었다.

직장인들 아파트 단지라 낮시간엔 맘놓고 연습할 수 있었고,

퇴근 시간 이후에는 바닥에 카페트3개, 약음기2개, 활털에 송진을 닦아내고.

그렇게 거의 소리가 나지않는 악기로 밤까지 연습했다.

 

눕고 싶고, 쉬고 싶고, 한숨 돌리고 싶었다.

하지만 그렇게 하고 싶은 마음보다,

학교를 떨어지고 한국으로 돌아가는게 더 무서웠다.

 

그래서 참고 버틸수 있었고,

그토록 간절히 원하던 학교 학생이 되었다.

독일 베를린 국립음대 Hanns Eisler 연습실에서

#내가잘나서된게아니다 #간절함과두려움이되게한거다

#콘바 #콘서트바리스타

 

 

콘서트 바리스타 KONBA

바리스타가 좋은 향 가득한 커피를 내리듯 좋은 공연을 기획하고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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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바 #콘서트바리스타 #예술경영박사 #박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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