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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하는 이야기

팜플렛 안버리고 집에 가져가게 하고 싶습니다.

by KONBA 2021. 6. 12.
“공연후 로비와 길거리에 버려진 팜플렛이 너무 아까워요.”
“팜플렛 안버리고 집에 가져가게 하고 싶습니다.”

 

 

공연 포스터와 팜플렛(프로그램북) 등의 인쇄물은 1회용품입니다.

한번보고 버려지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죠.

 

 

“누가 언제 어디서 공연 하는데?”

“그래서 어떤 곡들 연주하는데?”

정도의 정보전달용으로 사용됩니다.

 

 

그래서 저는 팜플렛을 바꾸고 싶었습니다.

남들과 다른 팜플렛을 만들어 수많은 것들 중에 하나가 아닌, 기억나는 하나가 되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공연 순서 이외엔 볼것없는 팜플렛이 아닌, 소장하고픈 정보책이자 샘플북이 되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공연이 마치고 난 후 공연장 로비 바닥에 버리는 것이 아닌, 집에 가져가서 책꽂이에 꽂아 두고픈 책자가 되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핸드백에 넣지도 못해서 꼬깃꼬깃 접는 사이즈가 아닌, 어디에나 쏘옥하고 부담없이 가져갈 수 있게 만들고 싶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얘네들 팜플렛 만드는데 신경 좀 썼네?” 라는 소리를 하게끔 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학창시절부터 공연에 쓰일 인쇄물을 디자이너 형님들과 함께 작업했습니다.

공연에 대한 설명부터 생각하는 디자인 컨셉, 그리고 고민.

모든 것들을 이야기 하고 서로 의견을 주고 받고, 결정하고.

결정 이후에 디자이너 형님이 작업을 하는 동안에도 제가 할일은 거의 없음에도 불구하고 저는 거의 같이 옆에서 밤을 보내기도 했습니다.

그 작업을 보는것도 너무 좋았고, 중간중간 작업을 보면서 방향을 수정하기도 했으니까요.

누가 작업을 하든 그건 다 저의 작품이었으니까요.

 

 

이 팜플렛 작업을 위해 다음과 같은 일을 했습니다.

- 프로필 사진을 포함, 모든 사진/이미지를 한명의 작가가 작업했습니다.

- 곡과 작곡가에 대한 설명을 해외 자료를 검증해 직접 작성하였습니다.

- 영문과 한글을 같이 병행표기하여 보고 읽기 편하게 하였습니다.

- 팜플렛 사이즈를 CD보다 살짝 크게 제작하여 쉽게 소지할 수 있는 한도내에서 가독성을 최대한 살렸습니다.

- 한 곡당 한 페이지로 구성을 했고 그 옆페이지에는 사진을 넣어 곡에 대한 궁금증을 해소시킴과 동시에 화보집을 보는듯한 재미를 주었습니다.

- 겉표지에 은박텍스트를 넣고 사진을 빼서 공연팜플릿으로는 색다른 느낌을 주었습니다.

- 돈과 품이 제법 들었습니다.

 

 

이렇게 함께 작업을 한 결과물은

그 공연 이후에 다른 연주팀의 팜플렛의 크기나 디자인에 꽤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우리 팜플렛을 그대로 따라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인쇄물의 디자인이나 컨셉, 그리고 사이즈에 대해서 다양한 시도가 활발해 졌다는 것이 너무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냥 우연히 잘되는 것은 없습니다.

끊임없이 불편을 해결하고, 어떻게 알려야 더 잘 알릴까에 대해서 고민하고 시도해 보는것.

공연 포스터나 팜플렛도 그 중의 하나입니다.

 

 

여러분은 여러분의 공연을 흥미롭게 잘 알리고 계신가요?

 

 

 

콘서트 바리스타 KONBA

바리스타가 좋은 향 가득한 커피를 내리듯 좋은 공연을 기획하고 알려드립니다.

konbapark@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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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바 #콘서트바리스타 #예술경영박사 #박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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